장애인운동소식

제물포역 추락참사 어떻게 발생했나 - 열차 진입 안내소리 듣고 움직이다 철로로 떨어져(펌)

작성자
집행국
작성일
2008-07-21 02:03
조회
1028
시각장애인이 전철 철로에 떨어져 열차에 치어 숨지는 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역사에는 승객 추락 방지를 위한 스크린도어가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부천시 원미구에 사는 1급 시각장애인 김모(66)씨는 17일 낮 12시 45분께 인천시 남구 경인국철 제물포역을 이용하던 중 서울→인천 방향의 승강장에서 철도 위로 떨어져 역내로 진입하는 열차에 치여 현장에서 즉사했다.

김씨가 사고를 당한 장소는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장소로 경찰은 기관사와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블뉴스가 18일 오전 현장 취재과정에서 만난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김 씨는 열차진입을 알리는 안내 멘트를 듣고 열차탑승을 위해 플랫폼으로 걸어가다 탑승 위치를 지나쳐 철도로 떨어졌다.

김씨는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역내로 진입하던 전동차와 플랫폼 사이에 머리가 끼어 목이 잘려나가는 큰 사고를 입고 현장에서 즉사했다.

목격자는 “당시 뒤편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고등학생 2명이 떨어지는 김씨를 잡으려했으나 놓치고 말았다. 시각장애인 분이 떨어지자마자 열차가 진입했기 때문에 비상스위치를 누르거나, 구조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전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사고 직후 고등학생들은 김씨를 구하지 못하자 울음을 터트렸으며 주변 시민들은 사고현장 가까이 비상벨이 설치되어 있으나 누를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김씨가 사고를 당한 시각은 점심식사 시간인 12시 45분께로 지하철 승객의 안전을 담당하는 공익근무요원들은 점심식사를 위해 자리를 비운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제물포역에는 불완전한 안전시설인 안전펜스만 설치되어 있을 뿐 승객들의 추락 방지를 위한 스크린도어는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제물포역 역장은 “평상시 시각장애인분들이 도움을 청하시면 공익근무요원들이 열차타시는 곳까지 안내를 해 드리는데 공교롭게도 점심시간이라 도와드릴 사람이 없었다. 현재 우리역에는 표를 판매하는 여직원 2명과 공익근무요원 1명밖에 없어 장애인승객들에게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지역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시각장애인 지하철 추락 사고는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관계당국에서는 스크린도어(PSD: Platform Screen Door) 설치를 미루고 있고, 안전요원도 제대로 배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의 아내는 몇 년 전 세상을 먼저 떠났고, 유가족은 아들 2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들은 현재 제물포역에 인근에 위치한 한 병원에서 장례를 치르고 있다.